2) 단어가 중요한 것은 알겠는데 어떻게 공부해야 하나요?

 

 

영어공부에 있어서 모든 것의 시작은 단어이다. 구문도, 독해도, 문법도, 심지어 리스닝도 그 해결책은 단어에 있다. 문법이란 것은 사실 단어들이 어떻게 쓰여야 하는지 그 규칙을 정해 놓은 것이다. 그 단어들이 모여 이루는 것이 구문이요, 독해요, 또 리스닝이다.

 

그런데 단어를 그냥 외워선 안 된다. 단어는,

 

첫째는 단어의 발음을 정확히 외워야 하고

둘째는 단어의 의미를 정확히 외워야 하고

셋째는 단어가 쓰이는 용법을 외워야 한다.

 

이 세 가지가 모여서 어휘력을 이루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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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발음


먼저 발음,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데 대부분 인식을 못 한다. 듣기가 안 되는 것은 사실 단어의 발음을 제대로 안 외웠기 때문이다. 가령 academy / academic 이 두 단어가 있다고 해 보자. 대부분 '아카데미' '아카데믹' 이라고 발음을 알고 있다. 그래서 아는 단어도 듣기가 안 된다.


academy는 발음 기호가 [əkǽdəmi] 이다. 물론 영어 발음을 우리말로 똑같이 바꾸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혹 발음 기호를 볼 줄 모르는 학생들을 위해 일단 우리말로 최대한 그럴듯하게 써 보자면 '어캐!러미' 이다. (!는 강세)

academic은 발음기호가 [æ̀kədémik] 이다. 우리말로 하자면 '애!커데!믹' 이다. 즉 academy와 academic은 발음이 상당히 많이 다르다. 그런데 이를 '아카데미' '아카데믹' 이라고만 알고 있으면 이렇게 쉬운 단어인데도 절대 들리지 않는다.


그런데 이런 발음과 강세를 한번 익혀두면 다른 단어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economy 는 [ikánəmi], 우리말로 하자면 '이카!너미' 이다. economic은 [èkənámik], 우리말로는 '에!커나!믹' 이다. 위에서 봤던 명사-형용사 발음/강세 차이가 똑같다. 마찬가지로 이것을 '이코노미-이코노믹'이라고 알고 있으면 절대로 리스닝이 되지 않는다.


또 다른 예를 들어보자. analyze / analysis. 굉장히 쉬운 단어이지만, 제대로 발음할 줄 아는 학생은 생각보다 많지 않다. analyze는 [ǽnəlàiz]이다. 우리말로는 '애!널라!이즈'에 해당한다. analysis는 [ənǽləsis], 즉 '어낼!러시스'이다.

paralyze / paralysis도 똑같다. paralyze는 [pǽrəlàiz], '패!럴라!이즈'이고 paralysis는 [pərǽləsis], '퍼랠!러시스' 이런 발음 차이를 알지 못하면 이 쉬운 단어는 절대 들리지 않는다..


더 쉬운 예를 들어 보자. item 을 '아이템' 이라고 알고 있으면 절대로 듣지 못한다. item의 발음은 [áitəm] 인데, a에 강세가 있다. ə 는 강세가 없는 발음이기 때문에 거의 들리지 않는다. 그리고 강세 뒤에서 t는 d 혹은 r 발음이 난다. 즉 item 의 발음은 '아이듬' 혹은 '아이름' 이다. 이것을 아이'템' 이라고 알고 있으면 이 쉬운 단어가 결코 들리지 않는다.

 

듣기는 이렇게 단어의 발음을 제대로 외우는 것에서 시작한다. 단어를 절대 손으로 쓰면서 외워선 안 된다. 단어는 입으로 소리내서 외워야 한다. 정확한 발음으로 수 십번 읽고 또 읽으면서 외우는 것이다. 단어 공부가 제대로 되면 듣기 실력도 같이 늘게 되어 있다.

 


2) 의미

 

많은 단어가 하나의 의미로만 쓰이지 않는다. 예를 들어 'credit'은 'believe'를 뜻하는 'cred'라는 어근에서 나온 단어로, 기본 의미가 ‘믿음, 신용'이다. 그리고 믿고 맡긴 것에 따르는 '(협력·봉사 따위의) 공적, 공로; (공적에 대한) 감사' 라는 의미가 있다. 그래서 'give a person credit (for ~)' 라는 표현은 'a person에게 공로를 주다'라는 의미에서부터 'a person의 공적을 인정하다'라는 의미가 된다. 그런데 이런 문맥에서 credit을 '믿음, 신용'으로 해석하여 'a person을 믿다…’ 대충 이렇게 해석하면 그 글의 전체적인 해석이 엉터리가 된다.


또한 credit은 ‘믿을 만한 것’이란 의미에서부터 ‘자랑할 만한 것’이란 의미도 있다. “My son is a credit to me."라고 하면 ‘내 아들은 나의 자랑거리이다’라는 의미이다. 이런 의미를 알고 있어야 이번 모의평가 30번 문제에 나오는 ‘But writing for the college paper is no great credit.(대학 신문에 글이 실리는 것은 자랑할 만한 게 아니다.)’과 같은 문장을 해석할 수 있다.


따라서 단어를 외울 때에는 단어장에 나온 뜻 중에 1번 뜻만 외울 것이 아니라, 적혀 있는 모든 의미를 다 외워야 한다. 그 단어가 수능에서 1번 뜻으로 나온다는 보장이 없기 때문이다. 언제 어떤 의미로 쓰일지 모른다. 물론 영영사전까지 찾아서 더 많은 의미를 외우면 더 좋겠지만, 수능 수준에서는 수능용 단어장에 실려있는 의미만 다 외워도 충분하다. 이런 의미가 어떤 상황에서 쓰이는지 궁금하다면 단어에 딸린 예문을 보면 된다. 만약 단어장에 예문이 없다면 그 단어장은 당장 버리고 다른 단어장을 구입하자.

 


3) 용법

 

가장 중요한 것은 품사를 정확히 외우는 것이다. 자동사인지 타동사인지, 그리고 동사인지 명사인지, 이런 기본적인 것을 잘 외워야 한다. 문장이 길어지고 복잡해질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문장에서 '동사'를 찾는 것이다. 동사만 찾으면 그 앞은 주어고, 그 뒤는 그 동사에 따라 목적어/보어/목적어+보어… 등이 따라온다. 그리고 나머지는 전부 수식어나 부사어일 뿐이다. 그런데 단어의 품사를 정확히 외워두지 않으면 긴 문장에서 동사를 찾을 수가 없다. 동사를 못 찾으면 그 문장은 절대로 분석이 안 된다. 물론 듣기도 제대로 들을 수 없다.

이는 처음에 강조했던 ‘발음’과도 연관되는데, 가령 단어 중에 -ate로 끝나는 단어들은 대부분 동사와 형용사 둘 다로 (혹은 명사로까지) 쓰인다. 단, 품사가 다를 경우 발음이 다르다.


가령 separate은 발음이 [sépərit]인 경우 ‘분리된’이란 기본 의미를 갖는 형용사이다. 그런데 발음이 [sépərèit]일 땐 ‘분리하다, 분리시키다’라는 기본 의미의 동사이다. 이것을 제대로 모르면 독해는 물론 듣기에서도 동사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정확한 해석이 불가능하고, 들리는 단어 몇 개를 대충 끼워 맞추어 해석하게 된다.


또 다른 예로 approximate의 경우 발음이 [əprɑ́ksəmit]일 경우엔 ‘대략의’란 의미의 형용사이지만 [əprɑ́ksəmèi]일 경우엔 ‘~에 가까워지다, ~와 비슷하다’란 의미의 동사이다. 이번 6월 모의평가 외국어영역 28번에 아래와 같은 문장이 있다.

 

The screenplay requires so much filling in by our imagination that we cannot really approximate the experience of a film by reading a screenplay, and reading a screenplay is worthwhile only if we have already seen the film.

영화 대본은 우리의 상상력에 의한 채워 넣기를 굉장히 많이 요구하고, 그래서 우리는 영화 대본을 읽는 것으로는 영화를 보는 경험에 근접해질 수 없고 대본을 읽는 것은 오직 우리가 그 영화를 봤을 때에만 읽는 보람이 있다.

 

이처럼 길고 복잡한 문장에서 approximate가 형용사가 아니라 동사로 쓰인 것을 파악하지 못하면 이 문장의 해석은 물 건너간 것이다.

 

품사 외에도 단어의 용법도 정확히 외워야 한다. remind 란 단어를 외울 때 대충 '생각나다'라고 외우면 아무 쓸모가 없다. 그렇게 대충 외우면 It reminded the son of his mother. 와 같은 문장을 보고 '그의 엄마의 아들이 생각났다' 따위로 해석하게 된다.


remind는 remind A of B 형태로 쓰인다. 그리고 의미는 'A로 하여금 B가 떠오르게 하다'이다. 즉 위 문장은 'it이 그 아들로 하여금 어머니 생각이 나도록 했다.' 라는 의미이다. 그리고 만약 of 다음에 떠오르는 내용, 여기에 명사 대신 that절이 온다면 of가 생략되어 It reminded him that he had once met her. 이런 식으로 쓰인다.


그런데 여기서만 그런 것이 아닙니다. 가령 형용사 sure는 무엇에 대해 확신하는지, 그 대상을 쓸 때 전치사 of써서 I'm sure of his success.와 같이 쓴다. 그런데 마찬가지로 확신하는 내용자리에 명사 대신 that절이 오면 of가 생략되어 I'm sure that he will succeed. 와 같이 된다.

 

이런 것을 알아야 영어를 제대로 해석할 수 있다. 이런 것은 문법 이전에 단어이다. remind는 remind A of B 형태로 쓰이거나 remind A that S+V 형태로 (혹은 remind A to-V 형태로) 쓰인다는 것을, sure는 be sure of N 형태로 쓰이거나 be sure that S+V 형태로 쓰인다는 것을 모르면 그 단어를 아는 것이 아니다. (참고로 be sure to-V 는 의미가 다소 다른데, 이런 것은 문법이 아니라 sure의 여러가지 의미에 따른 단어의 용법이다.)

 

단어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아야 문법이 쓸모가 있다. 단어가 어떻게 쓰이는지를 알아야 제대로 해석이 되고, 그래야 독해가 되고, 그래야 듣기가 된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은 단어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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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손만 뻗어도 잡을 수 있는 꿈이 무슨 가치가 있는가?"


                       - 하워드 슐츠, "스타벅스, 커피 한 잔에 담긴 성공신화" 中